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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현대철학 – 실존주의

by 혜야라바 2022. 8. 26.

 

 

1. 실존주의란?



모두가 옳다고 말할 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용기 있는 사람이라 말한다. 실존주의는 이처럼 인류의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진리를 추구한다. 실존주의는 개인의 자유, 책임, 주관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철학적, 문학적 흐름이다. 실존주의에 따르면 인간 개인은 단순히 생각하는 주체가 아니라, 행동하고, 느끼며, 살아가는 주체자이다. 19세기 중엽 덴마크 출신의 철학자 키르케고르와 프로이센 출신의 철학자 니체에 의하여 주창된 이 사상은 후에는 야스퍼스, 마르셀 등으로 대표되는 인간을 초월한 존재를 인정하는 유신론적 실존주의와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보부아르 등의 신을 부정하는 무신론적 실존주의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키르케고르에게 중요한 것은 그때까지 철학이 추구해온 보편적 진리가 아니라 ‘내게 진리인 진리’였다. 이처럼 일반적인 사상과 무관하게 지금 현실을 주체적으로 사는 것을 ‘실존’이라고 한다. 기존의 철학처럼 객관적으로 세계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진리를 추구하는 입장을 실존주의라 한다.



2. 키르케고르 - 실존의 3단계



키르케고르는 1813년에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7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는 코펜하겐 대학에서 ‘소크라테스에 주안점을 둔 아이러니 개념론’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1841년에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키르케고르는 평생 특정한 직업을 가진 적이 없으며,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유산을 전부 저술 활동에 사용하였다. 이후 그는 1855년에 42세의 나이로 거리에서 쓰러졌고, 척수병으로 사망했다. 한 달여 뒤에 목사로부터의 성만찬을 거절하고 불행으로 점철된 삶을 마쳤다. 그는 세상을 떠나면서 '폭탄은 터져서 불을 지른다!'라는 유언을 남겼으며, 이는 훗날 그의 철학이 재조명받으면서 현실이 되었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이 진정한 실존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3단계로 고찰했다. 이것을 실존의 3단계라고 한다.

제1단계는 욕망에 따라 쾌락을 추구하고 감각적으로 사는 삶이다. 이것을 ‘미적 실존’이라고 한다. 이 방식으로는 아무리 해도 욕망이 채워지지 않아서 결국 자기 자신을 잃거나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공허감에 절망한다.

제2단계는 절망한 자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 자신의 정의감을 밑바탕으로 사회에 공헌하면서 자기 실현하려는 삶이다. 이것을 ‘윤리적 실존’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완전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이기에 이윽고 사회와 강하게 마찰해 절망한다.

제3단계는 인간은 이러한 절망을 겪으며 최종 단계인 ‘종교적 실존’에 도달한다. 종교적 실존은 신 앞에 홀로 거는 단독자가 되는 것이다. 절망 속에서 신과 직접 대화하는 삶의 방식으로 비로소 인간은 진정한 자신을 되찾는다고 키르케고르는 생각했다.



3. 마르틴 하이데거 -죽음에 이르는 존재



독일의 철학자이다. 독일 메스 키르시에서 성당지기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후설의 현상학을 계승한 실존 철학을 전개했다. 주요 저서인 ‘존재와 시간’에서 인간을 ‘죽음을 향하는 존재’인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죽음을 직시함으로써 쇠락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별 사물이나 성질이 아니라 사물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무엇인지 고찰하는 학문을 ‘존재론’이라고 한다. 존재론을 고대 그리스 시절 파르메니데스에 의해 시작됐는데, 인식론이 주가 되면서 그 붐이 식었다. 하이데거는 존재론의 복원을 선언하였다. 하이데거는 미래를 장래, 과거를 기재라고 부르며 시간을 해석했다. 장래란 그래야 마땅한 자신을 목표로 하는 가능성이고, 기재란 지금까지의 자신을 이어받는 것이다. 그에게 시간은 우리의 외부에서 우리와 상관없이 흐르는 것이 아니었다.

인간은 죽음에서 도망갈 수 없다. 또한 인간만이 자신에게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안다. 죽음은 두렵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일상에 바빠 죽음에 대한 불안을 무시하고 산다. 그러나 자기 죽음과 마주했을 때, 사람은 자신의 사명을 확신하고 그것을 향해 나가기 위해 결의해야 한다고 하이데거는 주장했다. 이 단계에서 사람은 실존의 원인을 깨닫는다. 하이데거의 실존이란 자신에게 남은 시간의 유한성을 자각하고 ‘죽음에 이르는 존재’이다. 하이데거는 늘 자기 죽음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를 전체로 생각했다. 이러한 사상은 자신의 존재 자체도 전체 중의 일부가 될 우려가 있다. 하이데거는 한때 나치에 입당했는데, 어쩌면 그의 사고는 나치의 전체주의와 통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4. 장 폴 사르트르 - 앙가주망



프랑스 철학자이자 문학자이다.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 수용소에서 탈출해 대독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다. 주요 저서’ 존재와 무’와 소설 ‘구토’는 프랑스에 실존주의 붐을 일으켰다. 사르트르는 현상학자 친구에게서 유리잔으로 철학을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철학에 눈을 떴다고 한다.

사르트르는 실존주의를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말로 표현했는데 이때 말하는 실존은 인간 존재라는 의미이다. 본질은 그 사물이 그것이 되기 위해 빠뜨릴 수 없는 조건이다. 예를 들어 가위의 본질은 ‘자를 수 있는 것’이다. 이 조건이 없으면 가위에 존재 이유가 없다. 사물은 먼저 본질이 있고 그 후에 존재한다. 그러나 인간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실존해 있다. 따라서 나중에 자기 스스로 본질을 만들어야 한다.

사물에는 존재 이유가 먼저 있기에 자유가 없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무엇이 될지, 무엇을 할지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에는 불안과 책임이 따르기에 때때로 굉장한 부담이 된다. 사르트르는 이것을 두고 ‘인간은 자유라는 형벌을 받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헤겔은 역사가 이상적인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고 봤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대신하는 새로운 역사가 등장할 것으로 예언했다. 정말 그럴까? 사르트르는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해 자기 손으로 역사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사회에 구속되는 것이지만 그 사회를 바꾸는 것도 자기 자신이라고 사르트르는 주장했다. 그는 사회참여를 ‘앙가주망’이라고 부르며 스스로 실행에 옮겼다. 사르트르의 활동은 전 세계의 사회운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말년에 구조주의가 대두하면서 사르트르의 사상은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그는 죽기 직전까지 민족 해방 활동을 계속했다. 타자를 책임지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는 것은 자유를 주장한 그에게 부자유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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